불안했다.
소고기를 먹는다는것이.
그것도 촛불집회니 뭐니 언론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떠들어내는 통에..더욱더 그랬다.
하지만, 포천까지 가서 그 유명하다던 이동갈비 한번 못먹어 보면 되겠는가..?
가족들과 함께 들른 이동갈비집...
원산지 호주산...
음... 왠지 소고기를 먹는다는것이 나름 꺼림직했다.
그래 그냥 돼지 갈비나 먹고 다음에 먹을 생각으로 돼지 갈비 2인분을 시켰다.
반찬이 세팅되고
고기가 나왔다.
고기가 돈가스처럼 넓직한것이 갈비처럼 생기지 않아 이상하다 하던차
옆에 와이프가 이영돈의 소비자 고발을 보았냐한다.
갈비가 아닌 고기에 갈비를 식물성본드(감자전분이라고도..)를 붙여놓고 판다고..
그얘기를 하길래 고기를 살펴보았더니, 정말 어정쩡하게 갈비가 고기위에 붙어있지 않은가..
"아주머니~"
"이거 갈비가 맞나요?"
머뭇거리시는 아주머니..
이영돈의 소비자 고발을 봤습니다. 했더니
"솔직히 말하는데, 갈비가 아닙니다."
음.. 순간 왜 소고기를 안시킨것이 잘했다는 안도감이 오는건지(이미 가게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
이영돈의 소비자고발을 보지 않아 이 고기가 못먹는 고기인지 먹어도 그만인 고기인지는 몰랐으나,
그렇게 좋게 보이시던 아주머니가 속였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고기 먹고 싶은 생각은 사라지고,
이 나라가 이 아주머니를 이렇게 만들었구나 슬픔이 ...
"이 고기 갈비는 아니지만, 목살 비싼거 붙여놓은 것이라고,.."
"우리는 12년쨰 이렇게 팔아 왔어요..
방송이 다 망쳐논다니까..."
"먹으라고 강요는 안하니 나가도 된다고.."
먹을수도 있다.
모 목살인듯 갈비드 어차피 못먹을것도 아니고 같은 돼지고기인데..
그러나, 속았다는 기분을 가지고 그 자리에 앉아서 가족과 고기를 구워먹을 수가 없었다.
나와버렸다.
가족에게 미안했다.
오랫만의 외식을 이렇게 망치게 해서..
그래 가다 좀 좋아보이는 이동갈비집으로 다시 들어갔다.
(마음 한쪽에 갈비는 쳐다보기도 싫었지만, 가족과 좋은 시간을 다시 만들어 보고 싶었다)
아주머니가 오시길래,
그 전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 해주었다.
이래저래... 갈비가 아닌것을 팔수가 있는지 그냥 나와버렸다고...
그 아주머니가 속이면서 파는 갈비집을 모라 할줄 기대하며...
헛..그런데..이집도 같은 방식으로 장사를 하나보다..
"그냥 나오셨어요..? 요즘 손님들은 붙인거 알면서도 그냥 드시는데..."
이집도 똑같구나..
이동갈비를 먹으면 괜찮다고 추천하길래
그냥 비싸지만, 비싼만큼 갑어치를 하겠거니 시켜버렸다.
그러나 이미 포천 갈비에 대한 기대는 접은 상태에서 그 고기가 맛이 있었을까..
차라리 이영돈의 소비자 고발을 보지 않았다면,
오늘 갈비는 좀 뻑뻑하네 하고 맛있게 먹었을 것 같기도 하다.
정부가 원산지 표시 관리를 한다고 하는데, 과연 잘 할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왜? 우리 나라는 먹을것에 대한 신뢰감이 없는지... 원망도...
그렇게 오랫만의 외식을 ... 이런 저런 생각으로 끝을 맺었다.
12년을 그렇게 팔으신것...자랑이 아니구요 변명거리도 아닐것입니다.
어떤 음식이라도 소비자에게 속이시면 안됩니다.
다음번에 또 가게 되면, 좋은 서비스 부탁하고, 먹을거리에 대한 믿음 부탁드립니다.